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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1999년 [시-장승진]먼지와 너털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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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66회 작성일 05-04-0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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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 거품처럼 맛있게
스러지는 生이고 싶네
질곡의 굴레도 유리잔처럼
혀끝으로 핥으며
출렁이는 음악에 감싸여
오직 사랑과 사랑할 대상과 사랑의 방법만
생각하는 생생한
生이고 싶네

소망이 있다면
아주 작고 가벼워지는 것
먼지가 되는 것
그리하여 生을 요약하듯
땅에서 날아올라 잠시 허공에 머물다
다시 가라앉는 것
그 때는 너털웃음으로 함께 하리라

사랑이 가도
겨울 찻집의 고독이 끓어 넘쳐
거품의 바다가 되어도
사랑을 사랑하는 일은
그 열기의 뒷그늘에 피어오르는 안개처럼
신비하리라
먼지와 너털웃음으로 요약된
생생한 나의 生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