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29호1999년 [시-장승진]백로(白露)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72회 작성일 05-04-05 22:10

본문

올 여름은 무덥고 비가 많아
주먹만한 감자들이 다 썩었습니다

내일은 백로
늦은 밤 학교 운동장에 나가
별을 봅니다
여기는 외딴 동네라
별이 참 굵습니다
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글때글해서 좋습니다

썩지도 않고 매일 자라나는
희망을 꿈꿔 본 사람이라면
죽을 때 가슴에서 별이 쏟아지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면
부디 와서 보세요

혹시 별들과 함께 잠들면
약속할께요
밤새 그들이 슬어놓은
아침 햇살 속
때글때글한 이슬방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