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29호1999년 [시-이화국]시인과 개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04회 작성일 05-04-06 09:32

본문

시인이 자기 상처의 깊이에 빠져
절망에 이운 이웃을 모른다

한 사람이 서둘러
시같은 유서를 남기고 떠날 때

시인은 유서같은 시만 쓰노라
그의 죽음을 만류하지 못했다

참회록 처럼 시만 쓰고
세상엔 시만 걸어다닌다

부끄러워서
얼굴 없는 시만 걸어다닌다

개미들이 먹이를 나른다
이웃과 동료 손잡고

같이 먹고 같이 사는 것이 사랑
시보다 아름다운 건강한 시

시인 앞에서 개미들이
역설적으로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