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이구재]미어지게 서글픈 날
페이지 정보
본문
안개에 젖어
7층의 병실 밖은 막걸리 빛이다
개나리가 지고
잎이 짙어가는지
창가에 기대이면
시야에 들어오는 산과 들
멀리 바다까지 궁금해
그립고 아쉽고 뉘우침도 들어
그렇게 마냥
가는 봄을 바라본다
달 없는 들창으로
훈훈한 밤 바람
보라빛 수수꽃다리 향이 실려오는데
수갑찬 듯 양손에 주사 꽂고
약물에 취해 누운 반백의
갑년을 앞에 둔 얼굴
슬퍼 미어지게 서글픈
이 봄날
나는 감성을 잘라버리고
꽃이 피든지 꽃이 지든지
환자 보호자로서
끌어안은 무게를 놓을 수 없었네.
7층의 병실 밖은 막걸리 빛이다
개나리가 지고
잎이 짙어가는지
창가에 기대이면
시야에 들어오는 산과 들
멀리 바다까지 궁금해
그립고 아쉽고 뉘우침도 들어
그렇게 마냥
가는 봄을 바라본다
달 없는 들창으로
훈훈한 밤 바람
보라빛 수수꽃다리 향이 실려오는데
수갑찬 듯 양손에 주사 꽂고
약물에 취해 누운 반백의
갑년을 앞에 둔 얼굴
슬퍼 미어지게 서글픈
이 봄날
나는 감성을 잘라버리고
꽃이 피든지 꽃이 지든지
환자 보호자로서
끌어안은 무게를 놓을 수 없었네.
- 이전글[시-이구재]줄이는 몸 05.04.06
- 다음글[시-이구재]아낌없이 태운 교육의 혼불 0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