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이구재]줄이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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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먼 줄만 알았었네
우리의 살아갈 날들이
모욕당하고 속임 당하고
억울하여 통곡하고 싶었던 젊은 날
그 긴 가시울을 겨우 빠져나와
삶이 조금씩 조용해 지려는데
어느날
캄캄한 벼랑 끝에 내몰렸네.
위암 말기의 낭떠러지에 매달린
그이를 내가 잡고
아이 둘이 잡고
목사님이 잡고 전 교인이 잡고
이웃이 잡고 형제가 잡고
그이를 아는 모든 이들이 잡고
놔 주지를 않았네
하나님께 막무가내로 떼를 쓰고
수술도 못한다 한 뱃속을
기도로 열어보니 기적처럼
암세포는 얌전히 위 속에만 있었네
전이되지 않았네
의사들은 경이로워 했다네
수술 6시간 동안
가시울 보다 더 무섭고 험한
진흙탕 굴을 질주하여
참으로 슬플 겨를도 없이
여기에 이르렀네
재활용 가구 처치실 같은
회복실에서 그이가 눈을 떴네
아, 전능하신 하나님은
그이를 재활용 하시려 고쳐주셨네.
우리의 살아갈 날들이
모욕당하고 속임 당하고
억울하여 통곡하고 싶었던 젊은 날
그 긴 가시울을 겨우 빠져나와
삶이 조금씩 조용해 지려는데
어느날
캄캄한 벼랑 끝에 내몰렸네.
위암 말기의 낭떠러지에 매달린
그이를 내가 잡고
아이 둘이 잡고
목사님이 잡고 전 교인이 잡고
이웃이 잡고 형제가 잡고
그이를 아는 모든 이들이 잡고
놔 주지를 않았네
하나님께 막무가내로 떼를 쓰고
수술도 못한다 한 뱃속을
기도로 열어보니 기적처럼
암세포는 얌전히 위 속에만 있었네
전이되지 않았네
의사들은 경이로워 했다네
수술 6시간 동안
가시울 보다 더 무섭고 험한
진흙탕 굴을 질주하여
참으로 슬플 겨를도 없이
여기에 이르렀네
재활용 가구 처치실 같은
회복실에서 그이가 눈을 떴네
아, 전능하신 하나님은
그이를 재활용 하시려 고쳐주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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