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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1999년 [시-서귀옥]이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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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33회 작성일 05-04-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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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 빌어 농장을 한다는 사람 따라
아파트 뒷산을 오르니
옥수수며 상치, 고추, 고구마 등
장성한 기운이 앞을 가로선다
여러 해 가뭄 치르면서
숱하게 줄기 부러뜨리고서야
뿌리 내리는 법을 터득했을
어린 독학자들
「물은 내 안에 있다」
잎은 저마다 벽의 가훈처럼
내면이 단단한 광합물을 내걸고
대견한 마음에 어깨라도 쓸어주고 싶어 키를 낮추면
오히려 탁한 눈을 씻는
이슬 방울
얼마나 많은 희망을 쏘아 올려야
저 딱딱한 어둠속에서
한 점 오아시스를 뽑아낼 수 있을까
물 주지 않은지 오래인
내 일상의 텃밭으로 되돌아 나오며
팽창한 폐활량 속에서 꺼낸
푸른 기운을
펑펑 쏘아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