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박명자]5월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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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지금 나무 한 그루 서 있다
푸른 제복에 견장까지 빛나는
잘생긴 일등병 같은 나무
뿌리로는 대지를 적당히 버티고
맑은 수액 하늘까지 길어 올리며
내 설익은 감정 잔잔히 다스려 준다
그리하여 바람 빠르게 내 집앞을
흐르던 지난 날
든든한 둥지에 흔들리는 생각을
기대면 편안해 지던 나무
나무 한 그루 깊은 숨 쉬면서
지난 겨울 빈 들을 맨발로 달리던
아픔 5월에는 접어 두라고 한다
5월 아침
주검보다 무거운 겨울 옷을
나무 곁에 내려 놓는다
푸른 제복에 견장까지 빛나는
잘생긴 일등병 같은 나무
뿌리로는 대지를 적당히 버티고
맑은 수액 하늘까지 길어 올리며
내 설익은 감정 잔잔히 다스려 준다
그리하여 바람 빠르게 내 집앞을
흐르던 지난 날
든든한 둥지에 흔들리는 생각을
기대면 편안해 지던 나무
나무 한 그루 깊은 숨 쉬면서
지난 겨울 빈 들을 맨발로 달리던
아픔 5월에는 접어 두라고 한다
5월 아침
주검보다 무거운 겨울 옷을
나무 곁에 내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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