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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1999년 [시-박명자]5월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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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36회 작성일 05-04-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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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지금 나무 한 그루 서 있다
푸른 제복에 견장까지 빛나는
잘생긴 일등병 같은 나무

뿌리로는 대지를 적당히 버티고
맑은 수액 하늘까지 길어 올리며
내 설익은 감정 잔잔히 다스려 준다

그리하여 바람 빠르게 내 집앞을
흐르던 지난 날
든든한 둥지에 흔들리는 생각을
기대면 편안해 지던 나무

나무 한 그루 깊은 숨 쉬면서
지난 겨울 빈 들을 맨발로 달리던
아픔 5월에는 접어 두라고 한다

5월 아침
주검보다 무거운 겨울 옷을
나무 곁에 내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