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박명자]진눈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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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옷깃 흩날리는 진눈깨비에 조차
나는 자존을 찢기운다
허공 가득 장난질 치며
내 뜨락을 쳐들어오는 아침 눈발
몇 개의 바이러스처럼 눈은
무작정 내 핏줄에 상륙한다
그 즈음 나의 살은 모두 일어서서
그와 몸을 섞고 싶단다
어제까지 선명한 구도로 일어섰던 싸리울타리를
뒷발로 허옇게 지우면서 지그재그로 돌아 다니는 눈발
그의 창백한 의수에 나는 힘없이 옆구리를 찔리운다
진눈깨비가 복면을 하고 대문으로 나가는
뒷모습은 섬 한 공포의 분위기였다
나는 진눈깨비 틈새기로
막 도망쳤다
나는 자존을 찢기운다
허공 가득 장난질 치며
내 뜨락을 쳐들어오는 아침 눈발
몇 개의 바이러스처럼 눈은
무작정 내 핏줄에 상륙한다
그 즈음 나의 살은 모두 일어서서
그와 몸을 섞고 싶단다
어제까지 선명한 구도로 일어섰던 싸리울타리를
뒷발로 허옇게 지우면서 지그재그로 돌아 다니는 눈발
그의 창백한 의수에 나는 힘없이 옆구리를 찔리운다
진눈깨비가 복면을 하고 대문으로 나가는
뒷모습은 섬 한 공포의 분위기였다
나는 진눈깨비 틈새기로
막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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