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박명자]누군가 3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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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月뜨락에 조용히 서 보면
누군가 스르르 다가와서 목과 겨드랑이를
간지럼 태운다
지난 겨울밤 얼어붙은 침묵의 가지 위에
누가 후욱 체온보다 더운 입김을 불어넣는다
천길 깊은 허무의 굴헝에서
누가 수액을 두레박 가득 길어 올리는 소리
긴 기다림의 시간 누군가 생명의 향유를
항아리에 준비 했나봐
누군가 등뒤에 가만 가만 다가와서
“너무 오래 기다렸지?”
귀엣말로 나즉이 속삭인다.
지난 겨울 몸을 망친 땅위에
누가「3月의 리듬」이라고 썼다가 지운다
누가 무거운 아침 커튼을 드드륵 열어주고
동구 밖을 선 듯 돌아 나간다.
누군가 스르르 다가와서 목과 겨드랑이를
간지럼 태운다
지난 겨울밤 얼어붙은 침묵의 가지 위에
누가 후욱 체온보다 더운 입김을 불어넣는다
천길 깊은 허무의 굴헝에서
누가 수액을 두레박 가득 길어 올리는 소리
긴 기다림의 시간 누군가 생명의 향유를
항아리에 준비 했나봐
누군가 등뒤에 가만 가만 다가와서
“너무 오래 기다렸지?”
귀엣말로 나즉이 속삭인다.
지난 겨울 몸을 망친 땅위에
누가「3月의 리듬」이라고 썼다가 지운다
누가 무거운 아침 커튼을 드드륵 열어주고
동구 밖을 선 듯 돌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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