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호1999년 [시-김춘만]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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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땀 흘려 가꾼 낟알이
물 속에 고개를 처박고
숨도 못 쉬고 있구나.
일쿼 세울 손은 적고
바라보는 마음은 아프다.
쓰러진 벼농사야 내년을 기약한다지만
찬찬히 보아라.
스스로 허리를 세울 수 없는 것들의 몸짓을.
무참히 꺾인 사람들의 기대나
다시는 세워지지 않는 굽은 허리와
우리가 밟아 친 참 살기 좋던 땅들을.
쓰러진 채로
물 속에 잠긴 벼 알갱들이 싹을 틔우고 있구나.
아예 이곳 걱정은 말거라
한 배미 논바닥을 휘젓고 나니
그래도 일쿼 세울 것이 있는 오늘은
살아있는 힘줄처럼 단단하구나.
물 속에 고개를 처박고
숨도 못 쉬고 있구나.
일쿼 세울 손은 적고
바라보는 마음은 아프다.
쓰러진 벼농사야 내년을 기약한다지만
찬찬히 보아라.
스스로 허리를 세울 수 없는 것들의 몸짓을.
무참히 꺾인 사람들의 기대나
다시는 세워지지 않는 굽은 허리와
우리가 밟아 친 참 살기 좋던 땅들을.
쓰러진 채로
물 속에 잠긴 벼 알갱들이 싹을 틔우고 있구나.
아예 이곳 걱정은 말거라
한 배미 논바닥을 휘젓고 나니
그래도 일쿼 세울 것이 있는 오늘은
살아있는 힘줄처럼 단단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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