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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름이나
기르다가 팔아버린 강아지 같은 것.
그런 것들이 생각나는 날
문득 저녁놀에
파르르 떠는 하루를 붙들었지요.

장마철 싯누런 흙탕물 받아내던 뒷도랑이나
돌밭을 파헤치던 보습날 같은
조금은 무겁고 거친 당신의 주변 풍경들이
무겁게 깔려 있군요.

그 위로
속도감이 일정치 않은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당신 체구의 몇 갑절로 서 있는
지붕 꼭대기의 풍향계가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