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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권 째 수필집<실수를 딛고 살아온 세월>을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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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학
댓글 1건 조회 2,172회 작성일 06-05-23 06:42

본문

<서문>                        아홉 권 째 수필집을 내며


☀나와 수필
기쁨과 설렘 그리고 부끄러움이 엇섞인 심정으로 또 한 권의 수필집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실패를 딛고 살아온 세월≫이란 이름을 붙여 문학의 족보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1978년 처녀 수필집 ≪밤의 여로≫를 출간했을 때는 문학이 무엇인지, 문단이 어떤 곳인지 잘 알지 못한 때여서 마냥 즐겁기만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철이 든 까닭인지 조금 두렵고 부끄럽습니다. 좀더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감동적인 수필을 쓸 수는 없었을까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게 내 능력의 한계인 것을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나는, 내가 낳은 2남1녀는 ‘육체적인 자식’이고, 내가 쓴 수필들은 ‘정신적인 자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났던 못났던 내 육제적인 자식들을 우리 집안의 족보에 이름을 올렸듯이, 내가 낳은 수필들도 때가 되면 한 권의 수필집으로 묶어서 문학의 족보에 올리곤 합니다. 모두가 소중한 나의 분신들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남기고 갈 소중한 나의 흔적들이기도 합니다.  
돌이켜 보면 나는 분에 넘칠 정도로 수필의 사랑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어쩌다 내가 수필과 사랑을 나누게 되었는지 꿈만 같고 수필이 그저 고맙기 짝이 없습니다. 수필이 없었더라면 내 인생의 후반부는 생산적인 삶이 아니었을 터이니 얼마나 쓸쓸했겠습니까?

☀나와 수필소재
우수마발(牛溲馬勃)이 다 수필의 소재라고 한 이야기는 백 번 옳습니다. 어찌 소 오줌이나 말똥만 수필의 소재가 되겠습니까?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 참새 한 마리, 피라미 한 마리, 빗방울 하나까지도 우리에게 좋은 수필의 소재가 되지 않습니까?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임에야. 인간의 시∙청∙후∙미∙촉(視∙聽∙嗅∙味∙觸)이란 오감(五感)은 수필의 소재를 끌어당기는 자석 같은 존재들입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글감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습니다. 그 소재들에게 정을 주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려는 마음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결코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나는 아직까지도 내가 찾아내지 못한 소재들을 찾아 내 수필에 담으러 나의 오감을 더 활용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나의 작은 소망
이 수필집은 모두 70편의 작품을 모두 5부로 나누었는데, 5매 수필을 비롯하여 칼럼, 각종 신문과 문예지의 인터뷰, 가벼운 수필이론까지도 함께 묶었습니다. 이 원고들은 2003년에 회갑기념으로 출간한 ≪아름다운 도전≫ 이후에 쓴 글들입니다.
이 수필집이 나오는 데는 계간 대한문학사 발행인 정주환 교수와 정기옥 기획실장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정주환 교수의 우정이 아니었으면 이 수필집이 선보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하늘같은 사랑과 송곳 같은 질정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2006년 6월 25일

                    三溪淸居에서 지은이 三溪 金 鶴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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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자님의 댓글

박명자 작성일

  김 학 부이사장님. 이 번에 아홉번째 수필집 출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br />
  참으로 열심히 삶을 태우고 계심을 경하하여 마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