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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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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효선
댓글 1건 조회 2,905회 작성일 06-07-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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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에 동춘호를 타고 백두산을 다녀왔습니다.
동료 장로님들과 백두산 정상에서 천지를 바라보며 민족의 앞날을 위해 기도를 목적으로 떠난 여행 이였지만 퇴직 후 처음 갖는 여행길이고 보니 설레는 마음 이였습니다.
특히 마음속에 그리던 두만강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더욱 그리 했습니다.
20여 년 전 故 김정구 선생님과 대화 하던 중 두만강에 대한 감회와 아쉬움으로 눈물지으며 독백처럼 토한 “ 두만강은 이미 푸른 물이 아녀 ” 라는 쓰디쓴 여운이 두만강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러시아 자루비노 항을 거쳐 훈춘, 훈춘을 출발 도문에 도착하여 두만강을 바라 볼 수 있었습니다. 먼발치의 물빛이 마음을 어둡게 하더니 강변에 선 순간 역한 내음으로 얼굴을 찡그려야 했습니다.
물의 흐름은 예나 같은 것 같은데 흐르고 있는 물은 오욕의 때로 채워진 下水였습니다.
그럴 지언정 ~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젖는 뱃사공~~~을 연상하며 뗏목에 올라 사공이 젖는 노를 따라 물길을 걷고 단절된 세월을 이어보려고 북한의 산하에서 자란 풀잎하나 뜯어 쥐어 봤습니다.  뗏목 만들 나무 한그루 없는 민 대머리 그 산하, 멀리 바라 뵈는 초췌한 초병의 모습, 서글픈 마음이 울컥 솟습니다.
기우뚱거리는 대나무로 만든 뗏목위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옛 조상님들이 애환어린 뗏목여행을 그려 봅니다. 어기여차! 어기여!
강물이 튀여 행여 몸과 옷에 묻을까봐 전전긍긍하는 관광객을 작고한 김정구 선생님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실까.
지금까지 흘러온 세월로 오염된 두만강아!  앞으로 흐를 세월의 강은 꿈과 희망으로 푸르게 되어 흐르거라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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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만님의 댓글

김춘만 작성일

  단절된 시간 위로 흐르는 두만강, 그 두만강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은 최효선님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좋은 여행 축하드리고 좋은 시상으로 살아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