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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잔인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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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4건 조회 3,731회 작성일 10-04-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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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은 유난히 잔인 한 것 같습니다. 법정스님이 가시고 꽃잎 같은 목숨들이 수장水葬이 되고 그 슬픔에 봄 꽃들도 숨어서 훌쩍이며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나봅니다. 해군 홈페이지 김덕규님이 올린 천안함 침몰에 관한 애도 시 올립니다. 김덕규님은 작가도 아닙니다. 동아대 의대 교수 이시며 사건기사를 본 순간  울컥 가슴속 뜨거움 치받혀서 썼다고 합니다.  

772함 수병(水兵)은 귀환(歸還)하라 - 김덕규  

772 함(艦)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
칠흑(漆黑)의 어두움도
서해(西海)의 그 어떤 급류(急流)도
당신들의 귀환을 막을 수 없다
작전지역(作戰地域)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772 함 나와라
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
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
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 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歸隊)하라.

772함 나와라
유도조정실 안경환 중사 나오라
보수공작실 박경수 중사 대답하라
후타실 이용상 병장 응답하라
거치른 물살 헤치고 바다위로 부상(浮上)하라
온 힘을 다하며 우리 곁으로 돌아오라.

772함 나와라
기관조정실 장철희 이병 대답하라
사병식당 이창기 원사 응답하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하는 수병은 즉시 대답하기 바란다.
남기훈 상사, 신선준 중사, 김종헌 중사, 박보람 하사, 이상민 병장,
김선명 상병, 강태민 일병, 심영빈 하사, 조정규 하사, 정태준 이병,
박정훈 상병, 임재엽 하사, 조지훈 일병, 김동진 하사, 정종율 중사,
김태석 중사 ,최한권 상사, 박성균 하사, 서대호 하사, 방일민 하사,
박석원 중사, 이상민 병장, 차균석 하사, 정범구 상병, 이상준 하사,
강현구 병장, 이상희 병장, 이재민 병장, 안동엽 상병, 나현민 일병,
조진영 하사, 문영욱 하사, 손수민 하사, 김선호 일병, 민평기 중사,
강 준 중사, 최정환 중사, 김경수 중사, 문규석 중사.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전선(戰線)의 초계(哨戒)는 이제 전우(戰友)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命令)이다.

대한민국을 보우(保佑)하시는 하나님이시여,
아직도 작전지역에 남아 있는
우리 772함 수병을 구원(救援)하소서

우리 마흔 여섯 명의 대한(大韓)의 아들들을
차가운 해저(海底)에 외롭게 두지 마시고
온 국민이 기다리는 따듯한 집으로 생환(生還)시켜 주소서
부디 그렇게 해 주소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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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만님의 댓글

김춘만 작성일

  우리 주변 곳곳이 지뢰밭이고 사는게 사는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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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숙님의 댓글

서미숙 작성일

  아~!그래서 봄이  이렇게 더디 오는 군요. 아들 녀석 친구들도 있나 <br />
혹 걱정하는 마음과 함께...제작년 해군에 가겠다는 것을 막고...<br />
가슴이 철렁 그래 더 가슴이 저리고 ,아프고, 슬프고 그냥 하염없이 <br />
더 막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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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자님의 댓글

이은자 작성일

  아들을 군에 보내보시게<br />
그리고 얼룩무늬 옷 입은 젊은이를 보시게<br />
모두가 내 아들로 보일것이네.<br />
772함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그들을<br />
어찌 남의 아들이라 하리오!<br />
늙은 목숨 편히 살아있음이 그저 죄송하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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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자님의 댓글

박명자 작성일

  우리의 아들 46명은 살아서 귀환하라/ 772함수병은 살아서 돌아오라/<br />
  이 비극. 이 참사. 우리는 이렇게 환난과 고통속에서 봄을 맞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