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축령을 넘어야 속초를 간다 (아사달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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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을 찾고 동해바다를 만나러 가다보면 홍천을 지나 인제군으로 들어서고 왼쪽으로 소양강을 휘감는
도로에서 3.8선 표시판을 만나는 느낌이 가끔은 별스럽다.
이렇듯 평화롭고 풍광 수려한 곳에서 3.8선의 의미를 우리는 얼마나 헤아려 보고 있는지를 한 번쯤
되새겨 보는 자세가 필요한지 모른다.
그리고 나서 10여분쯤.
가파른 산길에 심술궂게 버티고 서서 적설기에는 이동하던 차량통행을 어지간히 괴롭히던 고개가
군축령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한국동란시 피아간에 벌렸던 치열한 전투의 상혼이 잔존하던 격전지 산록을 넘던 험한 고개였다.
지그재그 안간힘을 쓰면서 힘겹게 올라서면 발 아래 인제읍내로 들어서는 길목이 마중을 나오곤 했다.
이제는 그도 저도 옛이야기속의 전설처럼 군축령 그 이름만을 지닌채로 한가로운 자전거 길로 계급장을
바꿔달고 변질된 모양새로 혹가다 옛 기억을 더듬어보고 싶은 발길들이 간간히 숨을 고른다.
초입에서부터 옆으로 산허리를 질르고 난 터널이 새로운 모습으로 시원스레 생겨났기 때문이다.
"인제지구전투전적비" 와 "전사경찰위령비"만이 간발의 거리를 두고 멧새들 우짖는 숲사이로 벌나비 춤을
추는 언덕마루를 지키면서 지난날의 역사를 되뇌이고 있을 뿐이다.
자꾸만 비좁은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역사의 흔적들이 아쉽고 안쓰러운 건 어찌 마음 초라한 이 나그네 뿐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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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galmoe님의 댓글
galmoe 작성일인제지역을 감상하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김춘만
이국화님의 댓글
이국화 작성일'인제' 가면 언제 오나<br />'원통' 해서 못 살겠네 <br />라는 6. 25 사변 후의 말로 먼저 만났던 <br />'인제'와 '원통'을 지금은 자주 지나다니지만요.<br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다시 돌아보는 아픔의 현장 ! 서울서 갔다 오는 길 38선을 지날때마다 뭔가 메모 하고 싶었던 적이있습니다. 전쟁을 기억 못하고 잊혀 져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료입니다. 우리가 문학을 한다고 해서 꼭 문학적인 자료 보다는 의미 있는 이런 사진과 자료를 올려 주셔도 너무 좋지요. 외순 시인 덕분에 '군축령' 을 새롭게 알게 되고 그 깊은 뜻을 새깁니다. 고마워요, 자주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우리 이렇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면 서로 사이 간격도 좁혀지고 너무 좋지요
이은자님의 댓글
이은자 작성일나도 노래 한곡으로<br /><br />눈 녹은 삼팔선에 봄은 오는가<br />철조망은 녹쓸고 총칼은 빛나<br />꽃피면 더욱 슬퍼 삼팔선의 봄<br />싸워서 공을 세워<br />대장도 싫소 이등병 목숨바쳐 <br />고향 찾으리.............<br /><br />눈 녹인 삼팔선에 꽃은 피는가<br />중략<br />북녘 내 동포 그리운 얼굴 <br />보고십구나..... <br /> 어째유우?
서미숙님의 댓글
서미숙 작성일저한테는 낯선 거리, 낯선 이름... 새롭네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