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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회원 <도민일보> 원고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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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춘만
댓글 6건 조회 9,066회 작성일 13-07-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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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노인복지관의 필요성
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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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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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희

수필가

오늘도 속초 노인복지관은 즐거운 하루다.

나날이 발전하는 정부시책에 힘입어 각 지역 노인복지정책은 나이만 쌓아가던 노인들에게 많은 도움의 역할을 한다.

탁구교실 출입문을 ‘스-윽’ 열면 매캐한 땀 내음이 먼저 미소로 반긴다. 60∼70대 이상 노인들이 청소년들에게 “너희들은 물렀거라”하는 자신감으로 탁구대를 쫙 둘러싸고 즐거운 전쟁터를 만들고 있다.

나는 3개월 전 탁구장을 찾은 얼떨떨한 신입생이다. 낯선 곳이라 출입문을 살짝 열고 들어서니 희끗희끗한 머리의 탁구선수들이 탁구공 때려 날리거나 순번 대기자들로 꽉 찼다. 눈치만 살짝 보려고 들렀는데 가슴이 두근거렸다.

“누구 찾아 오셨어요?” “어떻게 오셨어요?” 낯선 나를 보고 물어 보는 것 당연하지. “아니에요, 그냥 좀 와 봤어요.” “탁구 치려고요?” 서먹서먹한 마음을 달래는 순간 반가운 함 선생님이 손을 흔들며 내 쪽으로 온다. “잘 오셨어요. 이젠 좀 운동 적당히 하세요.”하며 회장님과 총무에게 인사부터 시켜준다. 회장님 힘찬 글씨체로 회원 명단에 내 이름석자 적어주시니 고마웠다.

속초시 노인 복지관은 노인들 건강뿐만 아니라 즐거운 삶을 위하여 다양한 용도의 목적으로 신흥사에서 관리와 스님께서 관장의 임무를 다 하고 계신다. 노래교실에서 아름다운 멜로디가 울려 퍼지고, 당구장에서 ‘따다닥’ 공들의 다툼소리, 건강교실에서 물리치료안마 기계 ‘덜덜덜’, 묵화 붓글씨교실에서 은근히 풍겨 나오는 묵향, 바둑교실에서 무기의 바둑알 내세워 무언의 전쟁, 1층 식당에서 된장찌개와 생선구이 냄새 퍼뜨려 먹어야 산다며 ‘땡땡’ 점심시간 알려주고, 학창시절을 놓쳐 이제라도 한글 배우는 안타까운 늦둥이 학생 등 이십여 종이 넘는 무료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가는 세월 아쉬워하는 노인들 하루하루의 보람에 대한 정말 고마운 배려인 것이다.

탁구교실은 연중 시·군은 물론 도와 전국 노인복지관 탁구대회에서 받아온 우승기, 트로피, 상장들로 전국에 속초 노인복지관을 밝은 빛으로 자랑한다.

오늘도 바지 뒤 방귀주머니에 이천 원을 준비해 왔다. 게임에 지면 커피를 내야하니까. 복식게임은 팀 구성을 위한 가위, 바위, 보부터 신중하다. 손바닥에 침 퉤퉤, 귓뒤에 주먹 감췄다 펴며 “가위 바위 보”를 외치는 손바닥 요술 보이기. 게임의 승패후유증. “와~ 오늘도 쌈지 밑천 살았다.”약을 올리는가 하면 “에이~ 오늘은 재수 없는데.” 통쾌와 억울한 커피한잔씩 주변사람들도 홀짝홀짝 얻어 마신다. 오늘 양보한 팀에서는 “내일 어디보자 꼭 복수 할 테니” 승리의 복수전을 다짐한다. 모두 국제 올림픽 청소년 탁구 선수 같아 잘한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어쩌다 화가 난 공 데굴데굴 굴러 저쪽 동네가 숨어도 쫓아가 엎드려 공 찾기도 허리운동으로 생각하며 미소로 잡아온다.

칠십년이 넘도록 걸어온 희비애락의 인생길, 저 높은 하늘의 별을 따기 위해 서두를 필요 없다. 보람된 매일이 계속 이어져 기쁜 오늘 마음에 품고, 희망의 내일을 손바닥에 알차게 받아 한사람도 낙오자 없는 속초 청춘복지관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고 싶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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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moe님의 댓글

galmoe 작성일

속초시 노인 복지회관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잘 늙기 위해서는 돈도있고 건강도 중요하지만 즐길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요. 연세 들어 가면서 질높은 삶을 살아가야될 것  같습니다. 칠학년 선희 선생님 멋지십니다. -권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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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님의 댓글

최선희 작성일

가끔 강원도민일보에 글이 게재되지만 이번에 김춘만시인 (아야진초교에 배달된 신문)에서<br />딱 걸렸네요. 사진이랑 너무 요란을 떨고 자리를 차지하여 부끄러워요.<br />그냥 느낌을 적어봤어요. 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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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님의 댓글

정영애 작성일

멋지십니다. 최선희 언니.<br />좋은글 많이 쓰셔요.<br />그리고 리빙 포인트 너무 감사해요.<br />누가 한 권만 달라고 목을 매는데 혹시 여분이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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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조외순)님의 댓글

물결(조외순) 작성일

예쁘십니다..선생님!!<br />선생님께서 주신 생활의 지혜<br />머리속에 꼭꼭 담아 두고 딸에게<br />대물림해야 겠습니다...<br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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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자님의 댓글

박명자 작성일

요즘 시대정신과 정부 시책에 부응 하는 글입니다. 노인을 존중하는 우리나라의 요즘 정부와<br />각계의 후원의 손길에 감사드리며 그 시스탬을 잘 이용하는 최선희 님의 지혜와 용기를 높이 사고 싶어요. 참 열심히 사는 최 선희님 보기 좋습니다. 박수를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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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숙님의 댓글

서미숙 작성일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