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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황금개의 해’에 부치는 희망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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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미숙
댓글 0건 조회 1,312회 작성일 18-01-0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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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황금개의 해’에 부치는 희망 편지
등록날짜 [ 2018년01월01일 13시00분 ]
글-김종헌
  
2018 무술(戊戌)년이 밝았다! 올 무술(戊戌)년은 10개의 천간(天干) 중 5번째인 '무(戊)'와 12개 지지(地支) 중 11번째인 ‘술(戌)'이 합쳐진 육십 간지 중 35번째 해이다. '무(戊)'는 음향오행 중에서 노란색 또는 황금색을 의미하고, '술(戌)은 12동물 중 개를 뜻하므로 2018년은 부를 상징하는 '황금개의 해'라고 부른다.
지난 2017년 정유(丁酉)년은 매우 어수선했다. 국가적으로는 국가 초유의 사태인 ‘대통령 탄핵’과 이에 따른 ‘대선’으로 국민들의 마음과 생활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를 반영하듯 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사악함을 부수고 바름을 드러낸다’는 뜻을 가진 ‘파사현정(破邪顯正)’이, 두 번째 사자성어는 ‘거문고 줄을 바꿔 매다’라는 뜻을 가진 ‘해현경장(解弦更張)’이 선정되었다. 그런데 대선 이후 벌어지는 각종 사회 정치적 현상들이 국민들에게 여전히 실망감을 주는 것은 왜 그럴까? 그것은 나쁜 일을 청산하는 ‘파사(破邪)’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바름을 실천하는 '현정(顯正)'을 기대하고, 단지 줄을 바꿔 매는데 그치는 '해현(解弦)'보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실천하는‘경장(更張)’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들이 만든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한 위정자들의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아파트와 고층건물의 갑작스러운 건축 열기의 뜨거운 바람이 한바탕 지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춘천- 속초 동서고속철 추진, 서울- 양양 고속도로 개통, 오색 케이블카 문화재 현상 변경 승인 등 ‘개발’과 ‘보전’이라는 가치들이 충돌하며 다양한 갈등상황들이 표출되었다. 어쨌거나 우리 인간들이 지지고 볶아도 자연의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가고, 또 다른 새해가 시작되었다. 그 새로운 출발선에서 필자는 희망 편지 한 편을 써본다.
무술년 새해에 바라는 첫 번째 희망사항은 지자체들이 추진하려는 정책 사업들이 다양한 가치와 갈등을 공유하고, 담아낼 수 있는 공조시스템 속에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도 일방적으로 시행되어서는 주민의 공감을 얻어낼 수 없다. 좀 시간이 걸리고 힘들더라도 시책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시민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토론과 공유의 과정을 투명하게 거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지역주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참다운 민주주의의 실현을 내가 사는 지역에서 선도적으로 보여주기를 희망해 본다. 그리고 한 발 더 나가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정책이 아닌 ‘속초비전 2035’ 전략처럼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지역의 미래가 예측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했으면 좋겠다.
두 번째 희망사항은 우리 지역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번 칼럼 ‘교육이 답이다’에서 주장한 것처럼 우리 지역의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문제, 정주인구의 확대 방안 등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유일한 대안은 아이들 교육 문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자체는 관광산업에만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의 재정적 지원을 대폭 확충하여 지역 내 모든 학교들이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가진 특성화 학교로 변화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보육을 담당할 공립어린이집 확충, 권역별 방과후센터 및 돌봄센터를 지속적으로 건립하고 확충해서 아이 기르는 걱정을 하지 않는 마을로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자구책이며 더 오래 살아남는 길이다.
세 번째 희망사항은 우리지역이 천혜의 관광자원만으로 지금 늘어나는 관광객의 수요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 천혜의 자원에 인문학적 스토리텔링으로 재창조 되는 노력이 따라가지 못하면 얼마 안가 그 한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이라도 각자도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을 모아 우리지역 전체를 문화, 예술, 스토리가 연계된 인문학적 관광도시로 만드는 장기적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술년! ‘황금개의 해’가 물질적인 부만이 아니라, 우리지역 주민 모두가 정신적 풍요로움의 가치를 깨닫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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