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깡으로 뭉쳤다

고래들이 싸울 때마다

우리의 등만 터지고

고래들은 멀쩡했다

그래서

터지고 굽은 등끼리 빵빵하게

깡으로 한 봉지씩 모였다

힘없는 우리를 심심풀이로 건드리면

바삭바삭 있는 힘을 다해 부스러질지언정

새우의 넋만은 깡다구로 지켜냈다



작은 것들은 뭉쳤을 때

비로소 힘이 세진다는 것을 알고

과감히 몸 버리고 깡으로 거듭나보니

하,

덩치 큰 소래가 우습게 보였다

일찌감치 우리 깡으로 버티다보니

고래는 겨우 밥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