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인조잔디 마당
바람에 떨어진 꽃잎 쓸어내는데


날개 잃은 벌 한 마리
물방울에 머리 묻고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작은 몸뚱어리
휴지로 염습하는데

우크라이나 폭격으로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잔해 속
아홉 살 소녀와

부서진 철제다리
무거운 쇳조각에 갇혀
고개 꺾인
열아홉 러시아 병사가
같이 묻어 왔다

끝내 돌아가지 못한
그들의 집이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