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 장 석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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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장 석 남
오도카니 앉아 있습니다
이른 봄빛의 분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발목이 햇빛 속에 들었습니다
사랑의 근원이 저것이 아닌가 하는 물리도 생각하
고 있습니다
이 빛이 그 방에도 들겠는데
가꾸시는 매화 분은 피었다 졌겠어요
흉내 내어 심은 마당가 홍매나무 아래 앉아 목도리를 여
미기도 합니다
꽃봉오리가 날로 번져나오니 이보다 반가운 손님도 드물
겠습니다
행사 삼아 돌을 하나 옮겼습니다
돌 아래, 그늘 자리의 섭섭함을 보았고
새로 앉은 자리의 청빈한 배부름을 보아두었습니다
책상머리에서는 글자 대신
손바닥을 폅니다
뒤집어보기도 합니다
마디와 마디들이 이제 제법 고문입니다
이럴 땐 눈도 좀 감았다 떠야 합니다
이만하면 안부는 괜찮습니다 다만
오도카니 앉아 있기 일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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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명선님의 댓글
최명선 작성일
<p>
<span style="font-size: 10pt;"> 오도카니,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볕 좋은 날이면 저도 가끔 베란다에 나가 그렇게 앉아있곤 합니다만</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읽다보니 까닭없이 쓸쓸해 지는군요........</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