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 김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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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訪問)
김 용 일
내가 그대의 병가(病家)를 찾을 때엔
친구여
몸소 나와 비질 하지는 마시게
옷깃을 여미어도 품은 시린데
벌써 나는 불어버린 바람이라서
뜰에 깔린 마른 잎새를 밟고
사각사각 계절을 고(告) 하리니
친구여
몸소 일어나 문 열지도 마시게
내 탓도 아니면서 죄스러움 마음
나는 반겨 맞을 손(客)이 아니거늘
다만 이렇게라도 서성이며 묻노리
병 깊은 그대의 형세는 어떠하신가
친구여
내가 그대의 병가를 찾을 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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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galmoe님의 댓글
galmoe 작성일<p>역지 사지 - 그렇습니다. 서로의 아픔을 바라보며 가슴에 품는다는 일 ----. 권정남</p>
지영희님의 댓글
지영희 작성일<p>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일상적인 표현인데도 아주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p>
이구재님의 댓글
이구재 작성일
<p>시는 쉽게 다가오게 써야 한다지요, 곧 그것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 됐다는 거 겠지요.</p>
<p>좋은 시 잘 감상 했습니다.</p>
<p>그런데 글자 틀린? 곳이 있는 거 같아요, "죄스러움 마음 " 이 아니라 " 죄스러운 마음 "아닐지요.</p>
<p>또, "서성이며 묻노리"가 아니라 묻노니, 아니면 묻노라가 아닐런지요.</p>
<p>선생님 글 치시다 잠깐 오타 난 건 아닌지, 또 궁금한 것은 김용일이라는 시인에 대한 정보도 함께 올렸으면 해요. 선생님, 무더운 여름 건강히 잘 보내세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