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경(完經)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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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경(完經) / 김선우
수련 열리다
닫히다
열리다
닫히다
닷새를 진분홍 꽃잎 열고 닫은 후
초록 연잎 위에 아주 누워 일어나지 않는다
선정에 든 와불 같다
수련의 하루를 당신의 십년이라고 할까
엄마는 쉰살부터 더는 꽃이 비치지 않았다고 했다
피고 지던 팽팽한
적의(赤衣)의 화두마저 걷어버린
당신의 중심에 고인 허공
나는 꽃을 거둔 수련에게 속삭인다
폐경이라니, 엄마,
완경이야, 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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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p>김선우 기발한 시인이지요. 향숙 사무국장님 좋은 시 올려 주셔서 감사해요 </p>
노금희님의 댓글
노금희 작성일
<p>폐경대신 완경이라고 많이들 하더니만</p>
<p>시인이 연꽃과 함께 폐경을 아름답게 그렸네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