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눈물/ 김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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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눈물
김일연
석삼녀 묵었다는 묵은 지 한 보시기를
한 점 먹고 슬그머니 젓가락 놓고 보니
곰삭은
고추 맛 같은
가을해가 부시다
오늘 보는 저 나무는 어제 나무 아니요
오늘 듣는 새소리는 어제 소리 아니네
사람도
단풍드나 봐
향기로운 눈물이
박희정 엮음 『우리시대 시인을 찾아서 』,《알토란북스》에서
시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다. 그 대상이 무엇이 되었 건 가장 절실함 믿음을 갖고 만나는 행복감, 그리고 가장 가슴 깊이 묻어 둘 수 있는 삶의 희망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김일연 시인은 묵은지 한 보시기 한 점 맛을 보며 어제 그 모습이 오늘의 그 모습이 아니고, 어제 그 소리가 오늘의 소리가 아니다는 믿음을 내 보이며 그 소에 아름다운 삶의 맛이 단푸들어 잇음을 바견한다. 경험이라는 것은 어떤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깨달음이 갖는 삶의 가치는 궁극적으로 삶의 참 모습이다. 그것이 삶의 향기를 내 뿜기 때문이다. 향기로운 눈물은 삶의 경험에서 가져 온 묵은지, 석삼년을 기다려야 하는 지혜를 터득하고, 그 기다림을 통해 맛을 의미함은 눈부시 햇살보다 더 소중한 빛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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