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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逆行) 이영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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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2건 조회 3,522회 작성일 13-10-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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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逆行) 

 

 

이영필 

 

 

소가 온몸으로 꼬리를 흔드는 건지

꼬리가 방울 소리로 큰 덩치 흔드는 건지

뱅뱅뱅 꼬리를 물고 맴도는 게 삶인지

 

나무가 벼랑 끝 잡고 버티고 있는 건지

바위가 뿌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 건지

그 오랜 인연에 안겨 바윗돌이 금 간 건지

 

환한 달이 나뭇가지를 붙잡고 있는 건지

나무가 잡아끌어 더디게 가는 건지

늘 가던 그 길도 가끔 왜 낯설기만 한 건지

 

이영필 시집 『 장생포, 그곳에 가면 』,《책만드는 집》에서

 

세상을 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길을 바라보아야 한다. 강물이 흐르기 위해 깊은 상처의 깊이를 내야 하고, 산이 치솟기 위해 깎아지른 골을 만들어야 한다. 비단 이뿐이 아니다. 희생을 하는 것이 있는 반면, 그 희생의 덕을 보는 것이 있다. 그게 세상의 조화다. 어부지리처럼 보이지만 모두 이 세상을 조화롭기 위해 불가피한 神의 선택이였을 것이다. 이영필 시인은 그런 불가피성을 통해 삶의 ㅇ치를 바라보고 있다. 소가 꼬리를 흔들기 위해 온 몸을 흔드는 건지, 아니면 방울 소리로 큰 덩치를 흔드는지, 벼랑과 나무도 벼랑을 잡고 버티는지, 바위가 뿌리를 놓치 않는 건지, 환한 달빛을 나뭇가지가 붙잡았는지, 달빛이 나뭇가지를 붙잡고 있는지, 이런 서로의 필요성이 상존하는 세상에 우리가 살아간다. 어쩌면 정치인들이 말하는 국민을 위한다는 말처럼 그 속성에는 권력의 탐욕을 말하지 않는 것처럼, 서로의 탐욕을 숨기는 행동들이 있다. 아마도 바르게 바라보면 순리를 역행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낮과 밤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어쩔 수 없는 세상의 조화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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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moe님의 댓글

galmoe 작성일

<p>


그러게요, 그러게요,,,&nbsp; </p><p>늘 가던 길이&nbsp; 왜&nbsp; 가끔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는 건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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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그래요 가끔 늘 만나던 사람도 </p>
<p>식솔도 낯설게 느껴질때가있지요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