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 최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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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 최란주
느그들은 나 죽기 전에 시집들 안 갈래
요새 아그들은 참말로 애인들도 잘 사귀드만
느그들은 여태 뭣했냐
저 시랭이 마을 사는 끝자는 아들을 셋이나 낳고도
그 머이메와 끝내 뿔고 딴 서방을 꿰차고서
딸 하나를 낳아서 알콩달콩 잘도 키우고 살드그만
느그들은 여태 뭣했냐 넘들은 시방 손주를
장개보낸다고 청첩장을 뿌리고 난린디
나는 딸 셋 중 하나도 못 치워서 복장이 터져뿔것다
참말로, 근디 시방 어디여, 여즉 사무실이라고,
그놈에 사무실은 매미맹키로 붙어서 끄륵끄륵 일만 해싸면
무슨 똑바라진 사내자식 하나 엮어준다디
인제 그만 일을 끝내뿔고 싸게싸게 나와서
술 한 잔 먹어제끼고 맘에 든 사내가 있거던
거그서 그냥 모른척 자빠져쁘러 지도 사람인디
나 몰라라 하것냐 뽀뽀는 안 허더라도 업어다
이불에는 눕히지 않겄냐 그렇게 갈켜줘싸도
그노메 좋은 머리는 어따가 쓰는겨 초등핵교도
안 댕긴 명옥이도 남재 만나서 잘만 살더그만
대학까정 나온 느그들은 여태 뭣했냐 잔소리라 생각허들 말고
퍼득 정신차려 시간이 없당께 고놈이 고놈잉께
인제 고만 고르고 화딱 소매를 끌던지
바지가랑이를 잡아댕기든지 하랑께
술 몽땅 묵고 자빠져쁘러 고것이 최고여
그라고 나중 지가 안 그러고
고놈의 술땀시 그랗게 되야부렀서야 하면
그만이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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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명선님의 댓글
최명선 작성일
<p>
내 말이요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