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의 나무/임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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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의 나무
임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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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트만 펼쳐놓고 화가는 간 데 없다
헤식은 태양 아래 또 한 점 잎이 지면
억새는 서툰 붓질로 가을을 덧칠한다
바람이 흘리고 간 뜬소문이 수런대고
무채색 하늘께로 가시 돋듯 뻗친 가지
누군가 입동 허기를 귓바퀴로 재고 있다
세상 물이 든다는 건 제 색을 지우는 일
버려야 할 메숲지는 겨울이란 여백 앞에
괜찮다, 괜찮다 하며 불혹이 익어간다
노을 부신 날일수록 눈빛은 더 홧홧해서
가슴께 묻어둔 불씨 서산마루 번져갈 때
시뻘건 햇덩이를 물고 불새가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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