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지 않는 마음-편지 3 -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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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지 않는 마음 - 편지 3
- 나희덕
-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 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는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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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galmoe님의 댓글
galmoe 작성일
<p>
겨울비 오시는 밤,</p><p>혹여, 그대도 젖고 계신가요? -선</p>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저렇듯 편안히 독자들 가슴을 적시게 하는 시 ----나희덕 시를 좋아하는데 ---- 그런시가 아무나 써지지는 않지요.</p>
<p>사무국장님 바쁘신데 좋은시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