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title05.gif

12월 / 황지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권정남
댓글 0건 조회 3,274회 작성일 13-12-10 07:04

본문

12월          

 

황지우

                                  

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가산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

내민 손처럼

불결하고, 가슴 아프고

신경질나게 한다

희망은 유혹일 뿐

쇼윈도 앞 12월의 나무는

빚더미같이, 비듬같이

바겐세일품 위에 나뭇잎을 털고

청소부는 가로수 밑의 생을 하염없이 쓸고 있다

12월의 거리는 사람들을

빨리 집으로 들여보내고

힘센 차가 고장난 차의 멱살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