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서 내게 하는 귓속말 - 김명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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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서 내게 하는 귓속말
김명리
나를 울려놓고 너는
내가 안 보인다고 한다
이 깊은 울음바다 속으로 헤매다니는
날더러 바람 소리라고 한다 해가 가고
달이 가는 소리라고 한다
나를 울려놓고 울려놓고
가을나무가 한꺼번에
제 몸을 흔드는 소리라고 한다
수수 백년 내 울음소리 위에 턱 괴고 누워선
아무도 없는데
누가 우느냐고 한다
설핏한 해 그림자
마침내 떠나갈 어느 기슭에
꾀꼬리 소리 같은 草墳 하나 지어놓고선
어서어서 군불이나 더 지피라고 한다
새하얗게 이불 홑청이나 빨아놓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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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한해를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돌아보는 가슴에 와닿는 시 입니다. </p>
<p>사무국장님 이제 한숨 돌리 셨지요? 수고 많으셨어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