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title05.gif

몸관악기 - 공광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김향숙
댓글 3건 조회 4,014회 작성일 14-01-11 22:20

본문

몸관악기

                   

                  공광규


 

“당신, 창의력이 너무 늙었어!”

 

사장의 반말을 뒤로하고

뒷굽이 닳은 구두가 퇴근한다

 

낡은 우산에서 쏟아지는 빗물이

슬픔의 나이를 참으라고 참아야 한다고

지친 어깨를 적시며 다독거린다

 

낡은 넥타이를 움켜쥔 비바람이

술집에서 술집으로 굴욕을 끌고 다니는

빗물이 들이치는 포장마차 안

 

술에 젖은 몸이

악보도 없이 흐느낀다.

댓글목록

profile_image

이진여님의 댓글

이진여 작성일

<p>맥주 한 잔 흐느낌도 없는 무정한 저녁인가!</p>

profile_image

정명숙님의 댓글

정명숙 작성일

<p>교대 졸업하고 발령 받지 못한 아들을 둔 어느 엄마가 그러대요~</p>
<p>언제 퇴직할거냐고 늙은 차들이 빨리빨리 나가줘야 새차들이 들어 올것 아니냐고 그날 몸관악기 하나 서글픈 울음을 울었어요~~</p>

profile_image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공광규 님 시는 정말 좋지요. 현실을 시니컬하게 - 뼈 같은 언어로&nbsp; 잘 표현 하지요. &nbs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