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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사랑 / 최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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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영숙
댓글 3건 조회 3,452회 작성일 14-01-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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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사랑

 

                                          최 광 임

 

대로를 가로지르던 수캐 덤프트럭 밑에 섰다

휘청 앞발 꺾였다 일어서서 맞은편 내 자동차 쪽

앞서 건넌 암캐를 향하고 있다, 급정거하며

경적 울리다 유리창 밖에 개의 눈과 마주쳤다

저런 눈빛의 사내라면 나를 통째로 걸어도 좋으리라

거리의 차들 줄줄 밀리며 빵빵거리는데

죄라고는 사랑한 일밖에 없는 눈빛, 필사적이다

폭우의 들녘 묵묵히 견뎌 선 야생화거나

급물살 위 둥둥 떠내려가는 꽃잎 같은, 지금 네게

무서운건 사랑인지 세상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간의 생을 더듬어보아도 보지 못한 것 같은 눈

단 한 번 어렴풋이 닮은 눈빛 하나 있었는데

그만 나쁜 여자가 되기로 했다

 

그 밤, 젖무덤 출렁출렁한 암캐의 젖을 물리며

개 같은 사내의 여자를 오래도록 꿈꾸었다.

 

    최광임 시집<도요새 요리>중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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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조영숙 신입회원님 입회를 환영합니다.&nbsp; 좋은 시를 올려 주셨네요. </p>
<p>&nbsp;좋은 시 자주 욜려 주시길 &nbsp;부탁드립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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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여님의 댓글

이진여 작성일

<p>샘&nbsp;안녕! (생긋)</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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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선님의 댓글

최명선 작성일

<p>따뜻했던 영숙시인님 !!</p><p>반갑고 또 고마웠습니다.</p><p>&nbsp;</p><p>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p><p>&nbs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