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 최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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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하고 무대를 내려오는데
관객 몇 우우 박수 보낸다
목소리가 좋다며 혹시 배우 출신 아니냐고들 한다
나 그 얘기 여러 번 듣는 터지만
어쩐지 자꾸 씁쓸해지는데 내 소리가 좋다는 것
사담 나누다 들어본 적 한 번도 없어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남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
아직 성숙한 말 가지지 못한 탓으로
세상은, 유정란 속 갓 부화한 병아리소리 같은
어떤 음으로만 여기는 것은 아닌지
내게도 말이 있었으면
내 말이 낳은 아이 말이 낳은 남자 내 말이 만든 세상을 끌고
저 푸른 초원을 달려봤으면
말소리 하나로 갈기 휘날리며 온 천지 거침없이 달려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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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세상에는 수많은 말이 있지만 진정한 울림이오는 말 이 부재 하는 ---</p>
<p>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나의 말 소리에 갈증해야하는 -----</p>
<p> </p>
<p>영애씨 자주자주 시 좀 올려 주세용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