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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치킨집을 위한 변명 /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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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진여
댓글 0건 조회 4,063회 작성일 14-01-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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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오다 그치고 어쩌다

한 잔 생각이 간절한 저녁

가게들이 더러 셔터를 내리는 그 시간에

마누라 눈치를 보아가며 기어이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을 주문한다면

치킨집 주인도 좋아 하겠지

벌거벗은 채 차례를 기다리던 닭도

얼른 기름가마 속으로 들어가며

몸을 풀겠지만

저녁 내내 미안하던

알바 청년은

얼마나 신이 나서

골목길을 달려오겠니

거기다 소주 한 병하고

맥주 천씨씨 쯤 같이 시킨다면

초저녁부터 갑갑한 통 속에서

사내들의 오르내리는 목젖과

출렁이는 뱃고래를 그리워하던 그것들은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

걸그룹처럼 춤을 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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