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궁리 / 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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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통장에 삼백만 원 남아 있다면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그것이 아니라면 통장의 잔고가 일천만 원이면
어떨지 마음벌렁거리다가
내가 만약 세상을 비워야 한다면 그걸 어떻게 할까
생각한다
노부모가 스치는 김에 잠시
그 이상이면 어떨까 침을 꼴깍 넘긴다
그래 봤자 그것으로는
덩그러니 집을 샀겠지
그 집이 비고 그래서 남게 되더라도
허공에게 주지 않을 거라면
그 소유가 당신이라면 어떨까 한다
그러다 조금
그러다 멍하니
산수도 못하는 입장에서 가늠한다
나야 죽어서도 죄의 숫자를 불리느라
허둥거리겠지만
당신만은 그 집에 들어 살면서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는 병에 걸리는 것
생각은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절대다
그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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