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소리 - 김명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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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소리
김명리
이 세상 천지에 새로 돋는 봄꽃들은
한 사나흘 지상에 문병온
어린 사자使者들이지
환幻인 듯 몸 일으키시는 봄꽃 가지 사이로
멀리 강바람이
물에 부푼 입시울 소리를 낸다
물소리 따라
곧 잊혀질 생의 연보들 두루마리처럼 펼쳐진다
뻘밭에 이르려는 맑은 날들만이
촌음寸陰에서 촌음을 건너뛰는지
음푹 팬 대기의 바늘구멍으로부터
저녁 땅거미가 서서히
꽃 한 송이로 불거져 나온다
수취인 불명의 한 꽃송이!
휘청거리는 암향, 저 물소리......
유현한 꿈인가 더 가파른 생시인가
펑 뚫리어 흩어지는 구름장 밑으로
저녁 강은 어느덧
일제히 훈김 올라오는 작약꽃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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