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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과 설령/ 박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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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영애
댓글 2건 조회 2,147회 작성일 14-07-18 02:54

본문

가령

이것이 시다, 라고 쓴 대부분의 것은 시가 아니다

설령

이것이 시가 되지 않더라도, 라고 쓰여 진 것은 대부분 시다

가령(佳嶺)은 도처에 있다. 가령 화사하고 화려한 것. 가령 사랑이란 단어.

가령 그리움이란 단어. 봄날 꽃놀이 관광버스가 가 닿는 곳. 그곳이 가령이다.

설령(雪嶺)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 스며있다. 어둡고 춥고 배고픈, 눈과 귀와

혀의 뿌리. 설령 어시장 좌판이라도. 설령 공중화장실이라도. 설령 무덤이라도.

설령 보이지 않더라도. 그곳에 있다.

등반자여 혹은 동반자여

가령은 도처에 있고 설령은 도무지 없다

도대체 어디를 오를 것인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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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시가 되지않을 듯한 언어를 구체 화 시켜 시를 창작하는 ---------&nbs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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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희님의 댓글

지영희 작성일

<p>묘한 사다리 타기 언어 유희네요.</p>
<p>시란 참 묘하지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