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쓰는 무장무장 나리고 / 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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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럽디다 차말로.
어느 시인의 말맨치로, 함박눈이 오믄 우새시럽게도 이웃집 남자가 그립습디다.
아 금메, 그 남자 첫사랑을 탁해가꼬. 긍게 거시기, 그 삼월도 요러크름 눈이 내렸는디,
밤하늘은 아조아조 꺼매서 눈송이는 메밀꽃맹키 빛나등만. 다방 갈 돈도 없는 우리는
뿌담시 동네를 멫 바쿠나 돌았당께요.
그 머시메가 손목 끌고 간 어느 골목길, 배람박에 뽀짝 붙어가꼬 대뜸 이럽디다.
키쓰해 주까.
오메, 낯바닥이 뜨겁고 심장이 통개통개, 난 그만 쫌더 크먼이라고. 내빼부렀제.
뽀뽀도 아니고 숭허게. 그라고 키쓰가 무신 동냥이간디,
낭만적 사랑과 사회*만 알았어도 그짝을 가만 놔두덜 않제.
나가 먼첨 프렌치 키쓰를 퍼부숴줬을 거인디, 짚이짚이 들척지근허니. 그려도 그렇지.
그 놈은, 바보 겉은 그 놈은, 사랑도 짜잔허게 허락받아 허는가벼어.
영산강 하구언둑에서 암시랑토 안허게 들어가지 말라고 붙잡던 보짱은 거시기였당가.
포도시 짱구이마에 차디찬 뽀뽀를 허고 보듬아준 그 놈,
주머닛돈 오백원으로 포장마차에서 홍합 멀국을 홀짝이고 홀짝이다…….
집 앞 골목꺼정 왔는디, 땡땡 언 내 손을 잡고 애문 눈길만 푹푹 파제낍디다.
워째야쓰까, 솔찬히 커부렀는디,
입태꺼정 지대로 된 키쓰맛을 몰르는 나는,
오늘맹키로 눈이 오는 날이믄 맬겁시 스무 살이 그리워 눈물납디다.
순전히 고놈의 눈 땜시 애간장 녹습디다.
키쓰는 폭설맹키 와야 허는 벱이지라우, 아먼.
시방 못다 한 키쓰맨치로 눈은 나리고
무장무장 눈치 없이 나리고
-제10회 시흥문학상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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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어찌이리 재미있는 시를 올리 셨는지요/ 영애씨가 낭송하듯 귀에 쟁쟁 하네요. </p><p>소정이 개학해서 바쁘실텐데 시를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br /></p>
이진여님의 댓글
이진여 작성일<p>햐 ~~~~ 꼬습다!</p>
정영애님의 댓글
정영애 작성일
<p>기회가 된다면 이 시로 걸쩍지근하게 퍼포먼스 한 번 </p>
<p>해볼까요? </p>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p>이 시는 딱 영애씨 시네요. 전라도 사투리를 전라도 사람보다 더 전라도 스럽게 하던데 </p><p>길지만 외워서 해보세요. ㅋㅋ</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