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유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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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부은 새벽물소리 그예 먼 길 떠난다
피찔레꽃
유금옥
산골 마을도서관 회원들은
하얀 틀니를 끼고 오십니다
오늘은 한글기초를 배우는 김순덕 할머니가 지각하셨는데요
사유인즉, 세수 깨깥이 하고 농협에 돈 삼만 원 찾으러 갔는디,
그동안 배운 이름 석자 써먹으려고 펜대를 쓱~ 잡았는디,
아, 글쎄! 손가락이 벌벌 떨리고 기가 칵 막혀서리,
그만 내 이름을 잊어뿌랳지 뭐야! 푸하하하
도서관 바닥으로 하얀 틀니가 떨어지는 중입니다
유리창 밖, 찔레꽃잎이 하얗게 흩날리는 중입니다
자신의 이름도 모르는 산새들이
가갸거겨 지저귀는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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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명선님의 댓글
최명선 작성일
<p>
신문에서 이 시를 읽으면서 마음 환해졌었지요.</p><p>다시 즐겁습니다.<br /></p>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좋은 시는 여러번 읽어도 여전히 좋지요---</p>
노금희님의 댓글
노금희 작성일
<p>유금옥 시인이 강릉 계시죠?</p>
<p>강원여성백일장 같이 참여했던 동기네요.^^</p>
<p>시가 재미있습니다.</p>
<p>찔레꽃과 할머니의 틀니같은 웃음이 같이 쏟아져 내리는.</p>
<p> </p>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맞아요 금희 씨 ! 강원여성 백일 장에 참여 했던 그여인 ! 그런데 나는 기억이 없는데 - 얼마전에</p><p>그때 내가 수필 장원했다고 유금옥시인 당신의 영원한 라이벌은 권정남이라네요.</p><p>내참 그래서 제가 그런소리 마소 그대(유금옥)는 벌써 까마득 안보일 만큼 나보다 앞서 가고 있소 </p><p>했지요. 금희씨도 최명선 시인도 우리모두 강원여성 백일장 시상식에서 만났지요 </p><p>24년전 오래된 인연 정말 옛날 이야기 같으네 <br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