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고집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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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고집
박성우
살구나무집 노모는 염소를 친다 네 마리를 먹인다 겨우내 콩 줄기며
배추시래기를 바지런히 먹인다
살구나무집엔 짐승을 기르던 터가 제법 널찍하다 해서, 옆집 아주머니
가 암염소 한 마리를 잠시 맡겼단다 한 마리만 넣고 보니 어째 좀 짠해
보이던 차에 염소를 성가셔하던 이웃이 있어 뿔이 큰 수컷도 잠시 맡았단다
수컷이 들어오니 새기를 배면 곧 가져가겠다던 먼 동네 이웃들이 있어
암염소 두 마리도 도맡았단다
한데, 겨울이 가고 살구꽃이 져도 염소는 노모 집에 갈 때 마다 어째 그대로다,
아니다 배불뚝이 암염소들이 새끼를 줄줄이 쳐서 염소가 그새
여덟이다 그나저나, 엄니 몫은 몇 마리다요? 내 몫은 무신 내 몫?
다 쥔이 있는디......, 가만 보니 노모는 그렇게 가지 말라는 날일을 가서도
품삯을 받아오지 않는다
염소만 뿔나는가, 나도 뿔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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