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title05.gif

흔들리는 11월 / 조영숙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권정남
댓글 0건 조회 1,886회 작성일 14-12-29 05:32

본문

갈뫼 44집 292쪽



흔들리는 11월

                                      조영숙


비오는 이 저녁 남루하다
계절은 늘 접속사였으나
십일월에 내리는 비는
생떼 같은 시간들을 말줄임표로 묶어버린다
물든 마음과 물들지 않은 마음 사이에
활짝 그어지는 단절
내 쪽에서 네 쪽으로
물들지 않은 마음 소름처럼 자라는데
밖으로 기울어진 뒷덜미에
보란 듯이 찬비가 내린다
그리하여
드러낼 수 없었던 그리움의 그늘이 다 젖는다
애써 가둔 너도 젖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