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11월 / 조영숙
페이지 정보
본문
갈뫼 44집 292쪽
흔들리는 11월
조영숙
비오는 이 저녁 남루하다
계절은 늘 접속사였으나
십일월에 내리는 비는
생떼 같은 시간들을 말줄임표로 묶어버린다
물든 마음과 물들지 않은 마음 사이에
활짝 그어지는 단절
내 쪽에서 네 쪽으로
물들지 않은 마음 소름처럼 자라는데
밖으로 기울어진 뒷덜미에
보란 듯이 찬비가 내린다
그리하여
드러낼 수 없었던 그리움의 그늘이 다 젖는다
애써 가둔 너도 젖는다
- 이전글묵화 / 이지연 14.12.29
- 다음글‘시’와 ‘쉬’ 사이 / 이진여 14.12.2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