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문 / 조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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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문은 사냥개다
라이벌을 제거할 때 풀어놓는다
껌의 단물처럼 소문도 씹는 시기가 있다
오른쪽 귀를 간질이다가 발뒤꿈치처럼 약한 곳을 찾는 바람
한 명의 거짓이 곧 여러 명의 진실로 돈다
곰 인형을 물고 뜯어 다 찢어놓은 비글
하얀 내장들이 구름처럼 사방에 흩어져 있다
물 빠진 껌을 양 손바닥으로 비벼 공으로 귓구멍을 막는 라이벌
사냥개의 후각을 가진 스산한 기류가 군중의 숲을 뒤진다
점점 상대의 목을 조이는 줄
킁킁, 수풀이 눌렸다 일어난 의지
나뭇가지가 꺾인 의향을 맡으며
더 깊숙이 손전등을 들고 다가갈 때
위에서 그물이 떨어져 나를 덮친다
가마에 눈이 달려있지 않아 쏟아지는 것들의 습격을 눈치 채지 못했다
세면대 물인 줄 알고 틀었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샤워기 물처럼
나는 그물을 뒤집어쓴다
나의 개들이 이제 나를 향해 짖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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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명숙님의 댓글
정명숙 작성일
<p>
무섭고 슬프다~~ 여러 명의 진실로 도는 한명의 거짓말~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