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火葬) / 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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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火葬) / 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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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썩어 없어질 육신을 위해
저 나무를 자를 수는 없다.
곱게 자라는 풀들을 파헤칠 수는 없다.
살아서 힘겹게 내 자리를 마련했듯
지금 펄펄 살아서 꽃피우는,
나무와 풀들의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
썩어 없어질 육신은 불살라
산에 들에 강에 뿌리고, 고시레…
새들이 고기들이 섭취한 배설물로
자연스레 나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둥둥 떠도는 흰구름으로, 연기로,
나의 흔적을 지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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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권정남님의 댓글
권정남 작성일
<p>
금희씨 바쁘더라도 이렇게 좋은 시 아니면 수필도 좋으니 자주자주 올려 주시와요.</p><p>더운데 수고 했어요.<br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