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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산수 /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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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정남
댓글 0건 조회 4,044회 작성일 13-05-10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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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산수 /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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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 무렵

거창 오리떼 수십만 마리가

겨울 영암호 수면을 박차고

새까만 점들로 날아올라선

한바탕 군무를 즐기시는가 싶더니

 

가만,

저희들끼리 일심동체가 되어

거대한 몸 붓이 되어

저무는 하늘을 화폭 삼아

뭔가를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중동의 느린 필치로 한 점

수묵산수를 치는 것 아닌가.

 

제대로 구도를 잡으려는지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一郡의 細筆로 음영까지를 더하자

듬직하고 잘 생긴 山 하나

이윽고 완성되는가 했더니

 

아서라, 畵龍點睛!

기다렸다는 듯 보름달이

능선 위로 떠올라

환하게 낙관을 찍는 것이 아닌가.

 

보아라,

거창 오리떼의 군무가 이룩한

자연산 걸작

고즈넉한 남도의 수묵산수 한 점은

그렇게 태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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