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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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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영애
댓글 2건 조회 603회 작성일 16-08-0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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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즐겨 입는 옷은 쓸쓸이네

아침에 일어나 이 옷을 입으면

소름처럼 전신을 에워싸는 삭풍의 감촉

더 깊어질 수 없을 만큼 처연한 겨울 빗소리

사방을 크게 둘러보아도 내 허리를 감싸주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네

우적우적 혼자 밥을 먹을 때에도

식어 버린 커피를 괜히 홀짝거릴 때에도

목구멍으로 오롯이 넘어가는 쓸쓸!

손글씨로 써 보네. 산이 두 개나 위로 겹쳐 있고

그 아래 구불구불 강물이 흐르는

단아한 적막강산의 구도!

길을 걸으면 마른 가지 흔들리듯 다가드는

수많은 쓸쓸을 만나네

사람들의 옷깃에 검불처럼 얹혀 있는 쓸쓸을

손으로 살며시 떼어주기도 하네

지상에 밤이 오면 그에게 술 한잔을 권할 때도 있네

그리고 옷을 벗고 무념(無念)의 이불 속에

알몸을 넣으면

거기 기다렸다는 듯이

와락, 나를 끌어안는 뜨거운 쓸쓸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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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자님의 댓글

이은자 작성일

<p>정명숙 선생</p>
<p>그대도 그런 쓸쓸이 자주 깃드시는지요?</p>
<p>문정님의 '쓸쓸'이 고쳐 말합면 '고독'일 수도 있겠지요.</p>
<p>시인이라면 가끔은 절대고독에 맞닥드릴 때가 있으리다.</p>
<p>그러나 이것만은 유념해야 할 거외다.</p>
<p>&nbsp;</p>
<p>고독감 VS 고독력 말이요.</p>
<p>시를 올려주어 고맙소 건강유념하세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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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님의 댓글

정영애 작성일

<p>


히히히</p><p>명숙이가 아니라 영앤디유~~~<br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