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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과속방지턱 / 문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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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향숙
댓글 0건 조회 337회 작성일 23-04-2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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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방지턱 / 문무학 - 뜻밖의 낱말 24

 

턱이 없다는 건 얼굴이 없다는 것이다

멀쩡한 턱을 갖고 턱없는 짓을 한 건

턱 있는 내가 아니다 턱을 잃은 다른 나다

그 낮은 과속 방지턱 넘을 때 생각났다

길은 마구 달리라고 긴 것이 아니라

턱 없이 달리다 보면 턱만 잃고 만다는 걸

오로지 빨리빨리 달려온 길 돌아보니

길보다 긴 회한이 구불구불 휘어있고

그 길엔 아무도 없다 따라오는 사람 없다

천천히 걸어올걸 그랬어도 괜찮을걸

읽던 책에 그어놓은 밑줄같은 이 생채기

지우고 살 수 있어서 턱이 생겨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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