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title02.gif

푸르른 지붕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화국
댓글 0건 조회 1,901회 작성일 02-03-13 17:54

본문

푸르른 지붕
호수: 81 등록일:2002/03/13 12:05:02
글 이 화 국

끓는 건 광기다
용광로의 쇳물
냄비 안의 기름
광장의 인파
모두 열이 올라있다
시장 골목의 생존
데모대의 난투
격렬한 몸짓은 광기다
미친 개의 붉은 눈
남의 말이 안 들린다
열병 앓는 사랑
사랑은 목숨을 찢어야만
사랑이라는
십자가 위 예수
사랑도 이 쯤에선 광기다
나무 뿌리를 뒤집는
태풍 홍수 흙탕물
넘쳐나는 건 광기다
애국자가 넘치는 정치판은
광란의 극치다
그냥 조용히 있고 싶다
저 말없이 서 있는...
뜨거운 열기와는 동행을 거부하는...
나무처럼 푸른 숲이고 싶다
그래서 나무 곁에 다가가 선다
그런데 내 몸짓은
흉내로만 끝나고
왜 나는 식물성일 수 없는가
뜨겁지 않고 차지도 않아
뱉어버리는 자리가 될지라도
영원한 식물이고 싶다 .
그 푸르른 지붕이고 싶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